제재 전 마지막 돈잔치?…러시아 국영 에너지사들 '역대급 배당금' 지급

입력 2022-05-31 19:45   수정 2022-06-19 03:41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 잔치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었던 원자재 시장이 지난해부터 되살아난 덕분이다. 다만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서방권의 제재로 인해 향후 러시아 국영기업들의 수익이 다시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는 "2021년도 주주 배당금 규모를 4415억루블(약 9조원)로 늘리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로스네프트 사상 역대급 배당액이다. 회사가 내는 연간 순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로스네프트는 러시아 원유의 4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고르 세친이다.

앞서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기업인 가스프롬 역시 역대급 배당금 지급 소식을 전했다. 가스프롬의 2021년도 주주 배당금 총액은 1조2400억루블에 달했는데, 이는 가스프롬 사상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 주식시장 전체 역사상 최대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대표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배당금 파티는 최근 계속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의한 크렘린궁의 '횡재'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020년 코로나19 충격으로 원유 등 각종 원자재 수요는 급격히 얼어붙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회복돼 왔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더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로스네프트와 가스프롬의 배당금 잔치는 서방권의 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전 '최후의 만찬'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도의 각종 제재 조치로 인해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이들 기업이 대체 시장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눈을 돌리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생산량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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